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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상인들 ‘울상’ “설 대목인데… 지갑 안 열려요..
사회

전통시장 상인들 ‘울상’ “설 대목인데… 지갑 안 열려요”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1/20 17:35 수정 2025.01.20 17:36

"명절특수? 기대 접은 지 오래입니다. 사람이 많아 보여도 물가 때문에 지갑은 열리지 않아요."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20일 정오께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건어물을 팔던 상인 고미혜(53·여)씨가 이렇게 말했다.
서문시장은 대구 3대 전통시장 가운데 시민 발걸음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날도 시장은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북적이는 시장통 모습과 달리 호객 행위에 나선 상인들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높아진 물가 탓에 시민의 지갑이 도통 열리지 않아서다.
어떤 상인은 시민의 발걸음을 멈추기 위해 목청을 높이며 안간힘을 다했다. 목소리에 이끌려 상품을 살피던 한 시민은 구매 가격을 놓고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고 씨는 "상품 가격이 전체적으로 매해 올라 시민들이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한탄했다.
인근 점포의 사정도 같았다. 채소를 판매하는 김순희(72·여)씨는 "배추와 무뿐만 아니라 채소 가격이 전체적으로 올라 시민들이 살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라며 "이번 김장철에도 장사를 완전히 말아먹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부분 상인은 "명절특수는 잊은 지 오래"라고 입을 모았다. 명절이 다가오면 방문객이 평소보단 많으나 예전의 대목 풍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여겨서다. 또 코로나19 이후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었으나 최근 물가 상승,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대목'이라는 단어는 상인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분위기였다.
시민들은 물가 상승 이외에도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늘고, 차례상 재료 구매 방식이 변화하는 명절 문화 탓에 전통시장 소비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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