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홍준표 17% 공동 3위 한동훈·이준석 11%
헌법재판소의 8인 체제 복귀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정상 궤도에 올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차기 대선주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인 독주가 신년 여론조사들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비선호도’는 가장 높게 나타나 이 대표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또 우리 국민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호감도가 제일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여론조사 리서치뷰가 지난달 29~31일(3일간) 진행한 차기 대선주자 조사에서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사람’을 물은 비선호도 조사 결과, 이 대표가 38%p(포인트)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홍준표 대구시장으로 17%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격차는 두 배 이상인 21%p였다. 이어 한동훈(11%), 이준석(11%), 오세훈(9%), 이낙연(5%), 김경수(2%), 안철수(1%), 유승민(1%), 김부겸(1%) 등이 뒤를 이었다.
1~3위에 대한 권역별 비선호도는 이 대표가 가장 높았다.
수도권 경우, 서울은 이재명 38%, 홍준표 17%, 한동훈 10%였고. 인천/경기는 이재명 39%, 홍준표 17%, 한동훈 11%였다.
보수층 지지세가 높은 TK(대구/경북)는 이재명 41%, 홍준표 16%, 한동훈 15%였고, PK(부산/울산/경남)는 이재명 42%, 홍준표 16%, 한동훈 8%였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광주/전남·북)은 이재명 29%, 홍준표 12%. 한동훈 2%로, 진보층의 지지세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비선호도는 30%에 육박했다.
정당 지지도별 이 대표에 대한 비선호도는 국민의힘에선 81%, 개혁신당에서는 66%로, 높은 비호감을 보였다.
다만, 정치 성향별 진보에서는 이 대표에게 73%의 높은 지지를 보였다.
반대로 보수에서는 67%가 절대 찍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정치 성향이 중도층에서는 지지(38%)와 비선호(37%)가 거의 같았고, 무당층(모름/기타)에서도 지지 39%, 비선호 37%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연령대별 비선호도는 70대 여성에서 55%로 가장 높았고, 18~20세 남성 54%, 60대 여성 53%로, MZ세대와 여성 고령층에선 절반 이상이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를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꼽았다.
60대(47%)와 70대 이상(48%)에서도 비선호는 높게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유권자의 높은 비호감이 그가 넘어야 할 허들로 꼽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나온 선거법 위반 혐의 결과가 2심에서도 바뀌지 않는다면 대통령 자격론에 대한 질문이 안 나올 수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1심 때는 2심이 남았으니까 유보하는 태도를 취한 여론도 2심까지 유죄가 나오면 ‘출마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억지로 출마했다’는 쪽으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에 대한 비선호는 지난달 10~12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이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1%로 조사돼, ‘신뢰한다’는 응답(41%)보다 10%p 더 높았다.
특히, 지난해 6월 18~20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58%로,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이 비호감을 보였다. 반면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3%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비호감 정서가 자칫 ‘반명(反明) 연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여론조사분석 관계자는 “지금 같은 벼랑 끝 대치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 당선에 대한 국민의힘과 보수층 유권자의 ‘공포·혐오’가 클 수밖에 없어 강력한 반명 후보를 낳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만약 양자 구도가 될 경우 50% 이상을 가져오는 후보가 이기는데, 비호감이 큰 후보는 이기기 쉽지 않다”면서 “계엄도 가능한 170석 대통령에 대한 국민 공포가 반대 연대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또 우리 국민은 전·현직 대통령 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가장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전·현직 대통령(8명) 중에서 가장 호감 가는 사람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박정희(26%), 김대중(11%), 문재인·윤석열(9%), 이명박(3%), 박근혜(1%), 김영삼(1%), 모름/무응답(2%로) 순으로 집계됐다.
호감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령대별로는 18~20대(노무현 40% vs 박정희 26%), 30대(31% vs 21%), 40대(53% vs 14%), 50대(51 vs 23%)에서는 노 전 대통령 호감도가 높았던 반면, 60대(28% vs 39%)와 70대 이상(13% vs 47%)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 호감도가 더 높았다.
권열별로 살펴보면 서울(노무현 34% vs 박정희 26%), 경기/인천(40% vs 23), 충청권(32% vs 31%), 호남권(24% vs 15%), TK(39% vs 35%), 부산/울산/경남(40% vs 30%), 강원/제주(55% vs 21%) 등 전 지역에서 노 전 대통령의 호감도가 높았다. 다만, 이념성향별 보수층에서는 박정희 40% vs 노무현 14%로, 박 전 대통령의 호감도가 매우 높았다.
지지 정당별 민주당에서는 노무현 59% vs 박정희 3%로, 국민의힘에서는 박정희 60% vs 노무현 3%로, 진영 간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리서치뷰가 실시한 이 여론조사는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 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조사 방법은 무선 100%, ARS 자동응답 조사 응답률은 3.1%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이다.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하면 된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