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1심, 판결 정당 4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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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열흘 만에 또다시 사법리스크 시험대에 오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2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을 선고한다.
이 대표가 이번에도 금고형 이상 등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될 경우, 당 내부에서의 사법리스크 후폭풍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19년 2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 김진성 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위증교사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고 지목된 시기는 그가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대답했다는 등의 이유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받던 때였다.
이 대표는 2002년 '분당 파크뷰 분양 특혜 의혹'을 취재하던 KBS PD와 짜고 김 전 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는데, 이 대표는 김씨에게 전화해 자신의 토론회 발언을 뒷받침할 수 있는 허위 증언을 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이 대표의 요구대로 김씨가 재판에서 "김 전 시장이 KBS 측과 협의로 이 대표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김씨에게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다며, 거짓 증언을 하라고 시킨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허위 증언을 요구한 것이 인정될 경우, 위증교사의 고의성이 있다고 볼 것인지도 쟁점 중 하나다. 거짓인 줄 알면서 고의로 김씨에게 허위 진술을 요청했다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
이번 사건은 김씨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위증 혐의를 인정하면서, 법조계에선 이 대표의 유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9월 당시 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대표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선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법 1심에 이어 위증교사 혐의까지 유죄가 인정된다면, 이 대표의 남은 1심 재판(대장동·위례, 대북송금 등)에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지난주 1심 법원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에 대해, 한국갤럽이 2024년 11월 19~21일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이번 판결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물은 결과(항목 로테이션 제시), 응답자의 43%p(포인트)가 '정당한 판결'이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42%는 '부당한 정치 탄압'이라고 답했고, 15%는 의견을 유보했다. '정당한 판결'에는 국민의힘 지지층(86%)과 보수층(76%) 성향에서, '부당한 정치 탄압'에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79%), 진보층(71%) 등에서 지배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당층에선 ‘정당한 판결’이 43% vs ‘부당한 정치 탄압’은 23%로, 정당 판결이 20%p 높았다. 다만 중도층(정당 38% vs 부당 43%)성향에서는 양론이 비슷했다.
지역별 의견에서는 진영 간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보수의 텃밭 TK(대구/경북)는 ‘정당한 판결’ 62% vs ‘부당한 정치 탄압’ 23%로, 정당 판결 의견이 40%가량 높았다. 보수지지세가 높은 PK(부산/울산/경남)는 ‘정당한 판결’ 50% vs ‘부당한 정치 탄압’ 37%로, 정당 판결이 13%로 높았다.
반면 호남(광주/전라)에서는 ‘부당한 정치 탄압’ 63% vs ‘정당한 판결’ 22%로, 정치 탄압 의견이 더 높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자의 경우, ‘정당한 판결’ 91% vs ‘부당한 정치 탄압’ 3%로, 정당 판결이란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부정평가자는 ‘부당한 정치 탄압’ 57% vs ‘정당한 판결’ 29%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무척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 대표 대한 징역형 선고 이후 격렬한 분노가 몰아친 분위기를 의식하는 것이다. 당의 분노 지수는 친명(친이재명)계 최민희(경기.남양주갑) 의원의 격렬한 언사로 표출됐다.
최 의원은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부는 물론 정치권조차도 ‘극언’이라며 놀라움을 표할 정도였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