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통해 당선을 축하하고, 이른 시일 내 회동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오전 7시 59분부터 약 12분 동안 트럼프 당선인과 윤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며 "조만간 이른 시일 내에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과반(270명)인 276명을 확보,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한미일 협력과 한미동맹,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일 협력 관계가 나날이 견고해져 왔고, 이런 협력이 캠프데이비드 3국 협력 체계로 구축될 수 있었던 데에는 1기 재임 동안 한미일 간 협력을 잘 다져놓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여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미동맹이 안보와 경제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도 "한미 간 좋은 협력 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두루 잘 듣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은 앞으로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 나아가 글로벌 차원에서 공동의 리더십을 구축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 군사 동향을 상호 평가하고, 긴박한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우려에 공감했다고 김 차장은 밝혔다.
김 차장은 "북한의 점증하는 핵 능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 오물 풍선 낙하, 서해상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문제에 대해서도 정보 상황을 공유하고 양 정상은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울러 미국의 조선업에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해 앞으로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이어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슬로건으로 대승을 거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앞으로 리더십으로 위대한 미국을 이끌어가길 기원한다"고 축하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아주 감사하다"며 한국인들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했다.
따라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을 위해 실무진 간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께서 윤 대통령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다"며 "실무진을 통해 일정을 조속히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이 첫 순서이고 이어 미국 백악관과 주요 참모진 인선 이후 정책 협의 순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귀환으로 한미 안보협력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동맹의 가치보다는 미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주한미군 주둔과 미국 제공 확장억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에 한국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이 자국 방어에 지금보다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속도를 내자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