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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당정 ‘디커플링’에 한동훈 대표 차별화 가속..
정치

당정 ‘디커플링’에 한동훈 대표 차별화 가속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10/27 15:47 수정 2024.10.27 15:47
尹 대통령 지지율, TK 26%
이철우 “김여사 활동 자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 기반인 보수의 텃밭 TK(대구·경북) 민심(民心)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응답자의 20%가 긍정 평가했다. 긍정률 20%는 취임 후 최저치이며, 부정률 70%는 최고치다. 직무 긍정률은 4월 총선 후 7개월째 20%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취임 첫해인 2022년에는 7월 말부터 11월까지 대체로 20%대 중후반에 머문 바 있다.
윤 대통령 직무 긍정률 최고치는 취임 초기 53%(2022년 6월 1·2주)였다. 또 지난 대선 때 74%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던, TK 지역 지지율이 26%로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 TK 정당 지지율은 46%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20%로 높았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30%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10%로 높았다. 당정의 디커플링 현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가 많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성향 진보층, 40대 등에서는 그 비율이 90%를 웃돌았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을 가장 후하게 봤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긍정 48% vs 부정 40%로, 시각차가 크지 않았다.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경우 긍정 40% vs 부정 51%로, 부정평가가 더 높았다. 중도층은 긍정 12% vs 부정 76%, 무당층(모름/응답거절)은 긍정 19% vs 부정 57%였다. 응답자는 부정평가 이유에 대해 '김건희 여사 문제'(15%),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독단적/일방적'(이상 6%) 등을 들었다.
이 조사에서 2주 연속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가 경제·민생과 함께 부정평가 이유 최상위에 오른 것이다.
TK 정치권에서는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김 여사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원인으로 꼽았다.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힘겨루기로 내분이 이어지면서, 지지층이 실망하고 이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보수의 텃밭인 TK 민심을 잃을 경우, 윤 대통령은 향후 국정 과제 추진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25일 MBC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TK 지역에서의 김 여사 여론에 대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여론이 TK에서도 나빠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김 여사가 국가적 행사 등 공식 일정 외 활동을 자제한다면 TK 민심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김 여사의 활동 중단만이 악화된 여론을 돌릴 수 있는 대책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TK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27%)에서 여당 지지율보다 더 하락한 것은 보수층과 윤 대통령 간에 디커플링(분리)이 일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 공지를 통해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러한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 여사 문제 해법으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추진하고 있어 여권의 내홍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당장 이번 주 초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가 예고되면서, 찬성파인 친한(친한동훈)계와 반대파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전면전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국회의 인사 추천 권한 관련 사안은 원내대표 소관"이라는 친윤계의 반발에도 "원내든 원외든 당 대표가 총괄"한다며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다. 최근에는 자신을 향한 반대 목소리를 "변화와 쇄신을 방해하는 자해적 이간질"로 규정하며 역공에도 나섰다.
한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오는 30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그리고 친윤계를 향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대표 측은 27일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친한계는 또 이를 계기로 지난해 12월 이후 중단됐던 중진연석회의를 부활하고 상임고문단 회의도 수시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진·원로들과 접점을 늘리며 당내 영향력을 키우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반면 친윤계는 의원총회에서 한 대표의 당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친윤계 측은 "한 대표는 개인의 인기와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당이 지향하는 가치, 이념을 내팽개치고, 원내 협상전략을 포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곧 드러나겠지만, 많은 의원이 공감하는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만약에 의원총회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사상 초유의 표 대결이 이뤄진다면 당의 내홍 사태는 한층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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