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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뜨거워지는 국힘 당권경쟁… ‘배신의 정치’ 공방..
정치

뜨거워지는 국힘 당권경쟁… ‘배신의 정치’ 공방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06/30 16:34 수정 2024.06.30 16:35
한동훈 vs 비 한동훈 구도
38 vs 34% ‘막상막하’

국민의힘 초반 당권 레이스에서 한동훈 후보가 앞서 나가자, 다른 당권 주자들이 ‘배신의 정치’로 협공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가 자신을 정치 무대로 이끌어준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국민이 아닌 사익을 위한 배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공격 포인트로 잡고 맹공격에 나섰다.
나경원 후보는 전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에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에 대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라면 그것은 당연히 우리가 이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특정인을 위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그것은 다른 차원"이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를 상대로 제기된 '배신의 정치' 논란에 대한 답변인데, 한 후보가 검사 시절 수사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후 언급한 것이다.
원희룡 ·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의 ‘배신의 정치’를 지적하며 공세를 펼쳤다.
원 후보는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를 겨냥해 "국민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말 대 말의 대결로 끌고 가는 부분에 대해 걱정스럽고 실망스럽다"며 "자신을 20년 동안 키웠던 인간관계에 대해 하루아침에 배신해도 되느냐.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원들을 배신하고, 당정관계를 충돌하면서 어떤 신뢰를 얘기할 수 있다는 건가"라고 보다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여당이고, 여당에서의 신뢰라는 것은 당정관계의 신뢰"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의 발언은 한 후보가 지난 28일 "내가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대한민국과 국민"이라며 원 후보의 배신 언급을 받아친 데 대한 반격이다.
앞서 원 후보는 같은 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차별화와 배신은 종이 한 장 차이" "분열과 배신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등 발언으로 한 후보를 직격했다.
윤 후보도 "절윤(絶尹·윤 대통령과 절연)이 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한 후보를 공격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8일 한 언론사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에서 대통령과 한 후보 관계를 ‘절윤’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말 심각한 메시지"라며 "배신의 정치는 당장 반짝할 수 있어도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신의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대구 출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했던 발언으로, 당의 핵심 지지층에선 '탄핵 트라우마'를 떠오르게 하는 금기어다.
당시 유 원내대표 지도부의 청와대 차별화와 반목이 결국 당정 갈등으로 불거져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야권은 공공연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
따라서 여권 안팎에선 이들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커진 상황이기도 하다. 이 같은 당권 주자들의 한 후보에 대한 협공은 7월 19일부터 진행되는 ‘선거인단· 국민 여론조사’와 무관하지 않다. 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6월 25~27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국민의힘 대표 경선 후보 4인 중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한동훈' 28%, '나경원' 19%, '원희룡' 13%, '윤상현' 7%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33%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민의힘 지지자(308명, 표본오차 ±5.6%포인트) 중에서는 절반가량(55%)이 한동훈을, 36%가 다른 3인(원희룡 19%, 나경원 14%, 윤상현 3%)을 지목했다.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 선거에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80%, 일반 여론조사를 20% 비율로 반영한다.
다만, 일반 여론조사는 전체 유권자가 아닌 국민의힘 지지자와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無黨)층 의견을 기준으로 한다.
해당 기준(국민의힘 지지자+무당층 518명, 표본오차 ±4.3%포인트)으로 보면, 한동훈 38%, 원희룡·나경원 각각 15%, 윤상현 4%, 의견 유보 28%다. 특히 한동훈 대 비(非)한동훈 구도는 38% vs 34%로, 막상막하의 박빙을 보였다.
이번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로 승자를 가린다.
관건은 사전에 가늠하기 어려운 당원 선거인단의 표심이다.
2023년 2월 10일 기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원 선거인단은 약 84만이다.
그중 TK(대구/경북)가 21%,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18.6%로, 영남권이 39.6%의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다.
이어 수도권이 37.8%로 제일 높고, 충남/충북/대전/세종이 14.7%, 강원 4.5%, 제주 1.3%의 국민의힘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당권 구도에 대해 한 후보 측은 "대세론"이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원·나·윤 후보측은 "선거는 이제 시작"이라는 자체 분석을 하고 있다. 실제 당원 투표에서 충분히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후보 측이 1차 투표에서 승부를 가를 것으로 기대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이번 조사에서 한동훈 대 비(非)한동훈 구도가 막상막하 이기에 누구도 결선투표 승자를 예단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예측했다. 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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