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국민의힘’ 탄핵이후 최대치 지지율 상승
‘12·3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관료 출신 차기 정치적 리더로 급부상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로 한 총리가 언급되고 있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비상계엄 직후 급락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민주당 지지율에 근접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는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 이어 한 총리까지 탄핵소추하고, 최근 윤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강성 발언을 이어가면서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고 일부 중도층이 민주당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6~7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관료 출신으로 차기 정치적 리더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에, 응답자의 23.5%가 한덕수 국무총리를 선택했다.
이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7.1%,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3.8%,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9%로 조사됐다. 다만, '없다'는 응답은 45.8%로 가장 높았으며,'기타·잘모름'도 16.9%로 집계됐다. 한 총리는 전지역·전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에서 30%, 대구·경북(TK), 충청, 부산·울산·경남(PK), 서울, 인천·경기에서 20%대 지지를 받았다. 4위 권내 인물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한덕수 24.9%, 이창용 7.4%, 최상목 4.4%, 이복현 3.4% △'인천·경기' 한덕수 20.2%, 이창용 8.2%, 최상목 2.6%, 이복현 2.8% △'대전·세종·충남북' 한덕수 26.4%, 이창용 5.1%, 최상목 4.9%, 이복현 0.9% △'광주·전남북' 한덕수 18.1%, 이창용 11.0%, 최상목 2.5%, 이복현 3.6% △'대구·경북' 한덕수 27.9%, 이창용 7.8%, 최상목 2.9%, 이복현 2.8% △'부산·울산·경남' 한덕수 26.0%, 이창용 4.5%, 최상목 4.1%, 이복현 3.4%△'강원·제주' 한덕수 30.0%, 이창용 0.0%, 최상목 11.4%, 이복현 4.1%로 조사됐다. '없다'는 전지역에서 40%대를 기록했고, 호남에서 49.1%로 없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 한덕수 23.4%, 이창용 11.9%, 최상목 2.6%, 이복현 2.1% △'30대' 한덕수 23.5%, 이창용 7.3%, 최상목 3.5%, 이복현 3.8% △'40대' 한덕수 15.1%, 이창용 6.1%, 최상목 3.0%, 이복현 2.6% △'50대' 한덕수 19.6%, 이창용 6.1%, 최상목 2.0%, 이복현 2.6% △'60대' 한덕수 26.8%, 이창용 6.7%, 최상목 4.8%, 이복현 2.7% △'70대 이상' 한덕수 34.9%, 이창용 4.7%, 최상목 7.4%, 이복현 3.9%로 나타났다. '없다'는 40대에서 62.1%로 가장 높았고, 70대 이상에서 26.8%로 가장 낮았다. 특히,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총리에 대한 지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지지층에선 53.3%, 국민의힘 지지층은 49.2%가 한 총리가 정치지도자로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또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여당보다 높은 42.4%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은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10.7%p 오른 41.0%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5.2%p 떨어진 38.9%로 조사됐다.
여론조사분석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탄핵 이후 최대치라며 상승 국면을 보이는 것은, 일종의 '국기결집효과(rally round the flag effect)'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흩어진 병사들이 국기 주변으로 모이듯 위기 때 집권 세력을 중심으로 단결이 이뤄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야 지지율도 탄핵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며 "한 총리와 헌법재판소 심리에서의 내란죄 제외 논란, 민주당의 과도한 줄탄핵 예고, 거대 야당이 입법부·행정부를 동시에 장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고, 전체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8일 공수처를 향해 “조사 없이 기소하거나 구속 영장을 청구하라”고 밝힌 것이 지지층이 결집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한다. 한길리서치·쿠키뉴스가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37.0%, 국민의힘 36.3%를 기록했다.
두당의 지지율 격차는 0.7%로 오차 범위 안이었다.
특히 ‘무당층’의 30.8%가 국민의힘, 22.2%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 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0%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율은 10%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탄핵 심판 국면에선 양당 지지율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최근 3주간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리얼미터가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4.4%, 민주당 지지율은 45.2%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비상계엄 이후 이뤄진 작년 12월 둘째 주 조사에서 25.7%였다. 이후 12월 셋째 주 29.7%, 12월 넷째 주 30.6%로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작년 12월 둘째 주 52.4%였던 지지율이 12월 셋째 주 50.3%, 넷째 주 45.8%로 떨어졌다.
리얼미터 영남지사 관계자는 “최근 탄핵 심판 국면에서 민주당의 도를 넘는 듯한 움직임이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까지 밀어붙이면서 민주당 집권 가능성에 불안해하는 여론이 일부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민주당 지도부 인사와 의원들이 “윤석열은 사형 선고 받을 것” “총을 맞더라도 체포하라”며 공수처의 윤 대통령 수사를 지휘하는 듯한 언사를 남발한 것도 중도층 반감을 샀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는 “민주당은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해서 정국이 이 지경까지 오는 데 책임이 큰 정당”이라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 달리 지금은 중도·무당층이 민주당을 대안 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공수처 소환과 체포 영장 집행에 불응하는 것도 이런 여론 흐름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