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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김여사 라인 쇄신” 尹 “문제점 말해 달라”..
정치

韓 “김여사 라인 쇄신” 尹 “문제점 말해 달라”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10/22 16:21 수정 2024.10.22 16:21
尹 대통령·한동훈, 81분 면담
특검법 등 3가지 요구사항 이견

법정 향하는 이재명 ‘묵묵부답’<br>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법정 향하는 이재명 ‘묵묵부답’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81분간 면담에서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나 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3가지 요구상황에 대해선, 별다른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임기가 다음 달 10일 반환점을 도는 가운데, 리얼미터 전날 여론조사에서의 20대 초반 지지율이 국정 수행에 대한 심각한 위기 상황을 예고하고 있는듯한 모습이다.
21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전날 한 대표와 면담에서 대통령실 내부의 김건희 여사 관련 인맥을 쇄신해달라는 건의를 받고 "누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또 "나는(윤 대통령) 문제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정리한다. 한 대표도 나를 잘 알지 않는가. 인적 쇄신은 인사조치이고, 인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한 대표는 면담에서 김 여사와 관련된 대통령실 내 참모들을 인적 쇄신하고, 김 여사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 규명에 적극 협조해줄 것과 대외 활동을 잠정 중단해줄 것 등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활동 중단 건의에 대해선 "이미 집사람이 많이 지쳐있고 힘들어한다. 의욕도 많이 잃었다"며 "이미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꼭 필요한 활동이 아니면 대외활동을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여사의 의혹 규명 협조 건의에 대해선 "이미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야권에서 '김 여사 선거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관계에 대해선 "대선 전 명씨가 만나자마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잡으라는 조언을 했다"며 "이후 중간에 명씨와 단절한 것도 사실이고, 집사람(김여사)은 나와 달리 명씨를 달래가는 노력을 기울였던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한 대표는 면담에서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을 건의했고,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와 연계해온 점을 지적하며 "여야 합의를 따를 문제"라고 답했다. 또 민주당의 '김여사 특검법' 강행과 관련해선 "무모하고 위헌적 특검법을 우리 당 의원들이 막아준 것은 참으로 고맙고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여론이 더 악화될 경우엔 우리 의원들을 설득해서 막는 게 힘들어진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잘 막아왔는데 만약 당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여하튼 두 사람의 면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어제 면담에서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지하게 한 대표의 의견을 듣고 이런 의견을 개진했다"면서 "두 분이 마지막에 웃으며 미국 대선 전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대통령께서 한 대표의 어깨를 치며 격려했다. 원만하게 마무리된 면담"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번 면담에 대해 '빈손 면담'이었다는 물론이고, 형식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한 대표는 드려야 할 말씀을 다 드렸고, 거기에 대한 반응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별로 성공적인 결과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이 25분 정도 늦게 왔는데 대표를 안에 앉아서 기다리게 한 게 아니라 밖에서 서 있게 했고,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사진을 보면 마치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놓고 훈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함께 왔던 분들을 보면 언론에서 이른바 '김건희 라인'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이야기한 비서관도 대동했다"고 비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라디오방송에서 "한동훈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권의 향방은 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한 '김여사 특검법'으로 쏠리고 있다. 일단 여당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친한계도 야당의 특검법에 대해서는 위헌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추경호(대구·달성군)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이 구체적으로 추진된다면 의원들과 힘을 모아 반헌법적 특검법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의 단독 표결 후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와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여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면서 특검법 반대 명분이 약해졌고, 여당 의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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