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2.8%의 지지를 받으며 취임 한지도 어느새 55일째다.
한 대표의 지난 2개월 간의 리더십을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당 안팎에선 한 대표가 '당대표'라는 시험대를 잘 통과해 명실상부 대권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당정 지지율 하락을 냉철하게 평가해 새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또 한 대표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국민에게 와닿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당장 한 대표는 자신이 ‘의정 갈등’ 중재자로 나서면서 정치인으로서의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13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2천503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이 2.9%p(포인트) 하락한 27.0%를 기록,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를 보였다.
또 국민의힘 지지도도 직전 조사보다 1.6%p 떨어지며 29.3%를 기록했다.
한 대표는 이 조사가 발표된 지난 16일 소방서 격려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이대로 가면 이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고 모두가 지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만 생각해 협의체를 출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이같은 횡보는 당과 정부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데 따른 위기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지난 7월 23일 치러진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총득표율 62.8%로 당선됐다. 당심은 62.7%, 민심인 국민여론조사에선 63.5%의 지지를 얻고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그만큼 한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높았고, 보수 정치를 재건해달라는 기대감과 관심 등이 한 대표로 향한 것이다.
현재 당정 관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취임 55여 일 동안 용산 대통령실과 친윤 쪽에 거리감을 두며 당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여야 대표회담도 '변죽만 울리고, 한 게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의 현재 포지션을 사회학적 용어에 빗대 '마지널 맨(Marginal man)'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 대표의 당면한 과제는 이제는 당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과 여론조사 결과처럼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비상등이 켜졌"고 진단했다.
리얼미터 영남지사 관계자는 "한 대표는 오랫동안 몸에 밴 '엘리트 리더십'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그렇지 않다.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한다는 말이 있다. 또 단순히 보수의 텃밭인 TK와 PK를 찾아가서 진짜 '보수의 적통'임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