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반대 46.4%
7·23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된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토마토가 1일 공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이 수용해야 한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6.6%가 "수용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반면, "수용해야 된다"는 응답은 33.9%였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9.4%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제3자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은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서면서 공약한 법안으로 여야가 아닌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검 후보를 추천해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의 진상을 밝히자는 게 골자다.
조사 결과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제3자 추천 특검안'에 대해 50대 이하까지는 "수용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40대 반대 55.7% vs 찬성 30.4%로, 30대 반대 51.1% vs 찬성 28.9%로, 50대 반대 50.5% vs 찬성 35.4%로,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어섰다.
20대도 반대 49.3% vs 찬성 33.8%로, 절반 가까이가 반대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선 찬반 응답이 팽팽했다. 60대에선 찬성 41.2% vs 반대 38.9%, 70세 이상에서는 찬성 33.1% vs 반대 32.3% vs 잘 모르겠다 34.6%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영남권·호남권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수용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높았다. 이중 국민의힘 핵심 기반인 TK(대구·경북)는 반대 46.4% vs 찬성 35.9%, PK(부·울·경)는 반대 46.4% vs 찬성 32.3%로, 반대 의견이 더 높았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도 반대 49.3%vs 찬성 31.6%로, "수용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높았다.
지지 정당별에서는 국민의힘이 찬성 44.1% vs 반대 36.8%로, “수용해야 한다”가 더 높았다. 반면 민주당은 반대 60.0% vs 찬성 24.3%로, 반대 의견이 가장 높았다. 무당층(없음·잘모름)에서는 찬성 40.6 vs 반대 26.6%로, 찬성 의견이 높았다.
정치 성향별 보수층에서는 찬성 39.0% vs 반대 43.7%로, 반대 응답이 더 높았다. 중도층에서는 찬성 33.4% vs 반대 41.9%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진보층에서도 찬성 29.3% vs 반대 56%로, 반대 의견이 매우 높았다.
앞서 지난달 25일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재표결 끝에 최종 부결되자, 민주당 내부에선 한 대표의 안을 수용해서라도 채상병 특검법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나오고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의 제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야당이 추진하는 채상병 특검법이 최종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 일각에서는 이른바 ‘윤-한 갈등’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도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을 상기하며 민주당이 계획한 '탄핵'의 늪에 한 대표가 동조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3자 추천 특검안에 대한 의지를 여전히 한 대표가 보이고 있지만, 당내 반대 의견을 뚫을 수 있을지에는 미지수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1%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