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불식·당정결속 해석 분분
“당직 개편은 당대표가 알아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 당 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신임 당대표와 기념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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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10 총선 후 111일, 전당대회 1주일 만인 30일 마주앉았다. 총선 때 촉발된 '윤-한 갈등'을 해소하고 안정적 당정관계를 만들어갈 계기가 될지 기대를 모은다. 이번 회동으로 일단 양측 갈등이 잠복하겠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30일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30분 간 윤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났다. 만남을 조율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만 배석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전당대회 다음날인 지난 24일 '삼겹살 만찬'으로 약 6개월 만에 재회했고, 다시 6일 만에 따로 마주앉은 것이다. 회동은 당에서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다소 적극적으로 한 대표와의 만남을 이어가는 것은 총선 때 시작된 '윤-한 갈등'을 완전히 불식시키고 당정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채 상병 수사외압·김건희 여사 의혹 특검법 재추진 등 야권 공세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당정 단일대오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당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당권을 잡을 경우 야권의 탄핵과 특검을 막아내지 못할 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아가 윤 대통령이 탈당할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 직후 한 대표 체제에 힘을 실으며 연일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만남에서도 한 대표에게 "당대표가 됐으니, 정치에서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서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과 당내 친윤 그룹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정책위의장 등 인선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당직 개편은 당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제2부속실 폐지' 를 철회하고 제2부속실을 설치하기로 한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될 수 있다. 총선 국면 '윤한 갈등'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문제였는데, 한 대표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제2부속실 설치를 윤 대통령이 전격 수용한 모양새다.
이날 회동에서 제2부속실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같은 조치가 관계 개선의 단초로 작용했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회동이 이뤄진 직후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를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당 지도부 구성이 마무리된 뒤 관저 만찬을 함께하자고 제안하는 등, 이후로도 한 대표와 자주 만나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선 여권 안팎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이 만난 것 자체가 '화해의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향후 자주 만나기로 한 만큼 당정 관계에 '좋은 사인'이라는 얘기다.
다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지는 좀 두고봐야 한다. 한 두 차례 만남으로 신뢰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