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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경쟁’ 후끈..
정치

판 커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경쟁’ 후끈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06/23 16:34 수정 2024.06.23 16:35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나경원 4자 대결 ‘결선투표’ 변수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원희룡-윤상현-한동훈-나경원’ 4자 대결 구도로 결정되면서 판이 커졌다.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나경원 의원은 오후 1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오후 2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오후 3시,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오는 7월 23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는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까지 4파전으로 치러진다.
이에 당 분위기는 애초 '한동훈 대세론'이 굳어지던 상황이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빅매치를 치른 원희룡 장관의 ‘깜짝’ 출마로 당권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또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맞설 뚜렷한 대항마가 없던 친윤(친윤석열) 진영에서 잠룡 후보가 등장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정치권에서는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로 흐르던 당권 경쟁이 한동훈 대 친윤 원희룡, 비윤 나경원 윤상현 등의 구도로 재편됐다”는 분석이다
일단 여당 내부에선 중량급 인사들이 속속 전대 출마를 선언하면서 “흥행에 파란불이 켜졌다”란 반응이다. 또 친윤 후보 당선을 위해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결선투표제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대표 경선은 '당원투표 100%'이던 기존 룰을 고치긴 했지만, 여전히 당심(黨心)이 80%를 차지한다.
특히 다음 달 23일 당 대표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같은 달 28일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잠룡 주자들의 등판으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선투표제는 도입 당시 “주류 후보 당선을 위한 보험적 성격의 ‘안전장치’”라는 해석이 많았다. 다만 예상밖의 변수도 나올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인기가 높기 때문에 일단 다른 후보들이 2등을 노린 뒤 결선투표에서 나머지 표를 흡수하면 ‘어대한’에 대항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자 구도로 한 전 위원장의 1차 과반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계산이 깔린 셈이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1차 과반이 목표”라고 전했다.
일단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당심(黨心)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나경원 의원은 주말에 핵심당원 40만여 명을 보유한 TK(대구·경북)을 찾아 단체장과 당원들을 만났다.
나 의원은 "홍준표 시장은 '당에서 당을 지킨 사람들이 당 대표가 되는 게 맞다'고, 이철우 지사는 '당 대표는 당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험이 풍부하고, 누구보다도 당을 잘 알고, 흔들림 없이 당을 지킨 사람은 감히 나경원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우리 당의 모습, 다음 당 대표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 당심과 민심을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다짐했다.
나 의원은 또 "경선 캠프 이름도 '재집권 캠프'로 정했다"고 소개하며 "그만큼 우리는 절박해야 하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이라고 강조하면서 "한 전 위원장이 (대표로) 들어왔을 때 당정 관계가 겁난다"고 우려했다. 한 전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불화설'을 부각하며 당심에 호소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사전에 시그널을 보낸 용산 대통령과 친윤계가 원 장관에게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다.
윤상현 의원은 "이기는 당이 되려면 당 대표를 잘 뽑아야 한다"며 ‘한동훈·원희룡·나경원’ 등 당권 주자들은 당 대표 선거가 아닌 대선을 준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는 자신이 적임자라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당은 유연한 전략가 윤상현에게 맡기고 한동훈·원희룡·나경원 세 분은 다른 일을 맡아야 한다"며 "활통에 화살이 많을수록 좋다. 홍준표·오세훈·안철수·유승민과 함께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게 당을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 해소가 최대 과제다.
당 대표 출마를 앞두고 윤 대통령 및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통화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윤·한 10초 통화설'이 불거지며 되레 갈등이 부각 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출마 선언문에는 여당 대표 후보의 역할과 책임, 민생 경제 대책, 국민의힘 패배로 끝난 지난 총선에 대한 반성과 정치 개혁 방안 등이 담겼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은 용산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도, 대야(對野)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인 운신의 폭을 확보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았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당대회의 관심 포인트는 결선투표다.
당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의 조직력과 맞물려 있어서다.
따라서 친윤계의 조직력이 작동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았던 지난 전당대회와 정반대로, 만약에 친윤계가 결선투표로 끌고 가면 한 전 위원장의 대세론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로 가고 2∼4위 후보들의 결집에 친윤계가 움직이면서 1차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즉 한 전 위원장이 1위로 결선투표에 오르더라도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 구도가 형성되면 승산이 있다는 게 친윤계 시각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원희룡 장관의 출마로 선택지가 늘어 구도가 재미있어졌다"며 "한 전 위원장이 결선투표에 간다면 2위 후보에게 지지가 결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한 전 위원장 측은 경쟁자들이 파고드는 약점을 보강하고 대세론을 펴는 동시에, 대표 선출 이후 불거질 수 있는 '당권 흔들기'에 대비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 측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당정 관계를 한 전 위원장이 보여줄 것"이라며 "양자든 다자든 대세론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 전 위원장은 자신의 측근인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의원 3명을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로 내세웠다.
이들이 당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불거졌던 리스크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명 이상이 사퇴 등으로 궐위되지 않는 한 대표직이 유지되기 때문이다.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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