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열린 가수 나훈아의 부산 콘서트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나훈아는 지난 10일부터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나훈아 어게인(AGAIN) 테스형' 콘서트를 열고 있다.
이날까지 총 6차례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회당 4000명씩 총 2만4000명이 운집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패스가 적용된 건 물론 좌석 띄우기와 함성금지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다수가 실내 공간에 밀집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벡스코는 "공연 주최 측의 방역관리와 별도로 주기적인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건물 출입구에 자체적으로 체온 측정과 출입자 명부 작성 등을 진행하고 있다. 주최 측과 협의해 안전한 공연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나훈아 역시 공연 내내 구호, 함성, 합창 같은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음" 정도로만 반응을 해달라고 했다는 전언이다.
콘서트를 본 관객이 소셜 미디어 등에 남긴 글 등에 따르면 나훈아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공연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 "'돈 떨어졌나' 등 좋지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콘서트 관계자들이 (생계가 어려워) 힘들어 한다. 제가 이걸 조심히 잘 해내면 다른 사람들도 조심해서 잘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실 콘서트업계는 그간 코로나19 시국에 가장 차별을 받아온 업종이다. 사람이 더 몰리는 백화점, 테마파크 등이 영업을 하는 가운데 공연을 계속 미루거나 취소해왔다. 이에 따라 음향, 조명 스태프 등 공연이 생계인 관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업계를 상당수 떠났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나훈아의 콘서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한 서울에서 콘서트가 대거 열리는 다음 주말이 분수령이다. 나훈아는 부산에 이어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아이돌 그룹들도 콘서트를 예정하고 있다. 콘서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말 콘서트는 인원 제한 등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부담감 역시 크다. 하지만 팬들을 대면한 지 오래됐고, 침체된 콘서트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여는 기획사들이 많다. 안전하게 치러지면 계속 공연장 문이 열리지 않겠냐"고 말했다.
더구나 실제 백신 접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선 각종 공연장의 문이 열리고 있는데, 방역에 대한 의무나 책임을 국내 콘서트업계에만 돌리는 건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탄소년단이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콘서트를 성료했고 다른 K팝 그룹들도 연이어 현지에서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 정부가 비상조치를 발동할 경우 콘서트 계획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공연을 앞두고 있는 콘서트 관계자는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우리도 무섭다. 확진자가 나오게 되면 더 타격을 받는 건 우리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방역과 안전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면서 "콘서트는 가수나 기획사 관계자뿐만 아니라 무대, 조명 등 여러 스태프의 생계도 걸린 일이라 무조건 취소하는 건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