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임 외무상이 지난달 취임 후 한국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전화 회담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한국 경찰 간부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명) 상륙에 일본 측이 반발, 대화 분위기가 시들었기 때문이다"고 지지통신이 6일 보도했다.
통신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이 취임해 10일이면 1개월을 맞는다. 각국 외교부 장관과 인사를 겸한 전화 회담을 거듭하는데 한국 정 장관과는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 같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달 10일 취임했다. 이후 사흘 만인 같은 달 1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방관을 시작으로 약 15개국의 외교부 장관과 전화, 화상 형식으로 회담을 가졌다.
방일한 파라과이 외교부장관과는 대면 회담을 하기도 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달 1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나아가 폭 넓은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해 외교 당국 간 협의와 의사소통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그의 취임날인 10일 축하 서한을 보냈다. 취임을 축하하고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의 내용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의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10월 4일 취임하고 10여일 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전회 회담을 한 것과 비교해도 움직임이 둔한 것은 명백하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한국은 당분간 (하야시 외무상과 회담이) 없다" 단언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 배경에는 한국의 김창룡 경찰청장이 11월 16일 다케시마의 상륙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측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가진 후에도 김 청장의 독도 방문을 이유로 공동 기자회견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북한과 중국을 염두해 두고 3개국(한미일) 결속을 나타내기로 한 만큼 일본 외무성 내에서는 '타이밍이 최악이다'는 불만이 소용돌이쳤다"고 전했다.
이어 "하야시 외무상은 당초 일정이 정리되면 한국과도 전화회담을 실시할 방침이었으나, (김 청장의) 다케시마 상륙 영향으로 조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빠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제징용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현안을 협의하는 실무급 대화는 계속되고 있으나 "한일 외교소식통은 ‘한국 측이 하고 싶다고 한다면 검토한다’고 말하지만,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 조기 실현의 기운은 희박한 채다"고 지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