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옆이 너무 많이 쌓여서 불길 잡기가 힘들었지요. 방화저지선을 만들고 불을 끄다가 자꾸 낙옆에 미끄러지기도 하고요. 회오리쳐 진화대 쪽으로 급속하게 다가오는 연기 때문에 숨쉬기도 어려웠어요."
의성군 안평면에서 지난달 22일 성묘객 실화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시군으로 확산되던 당시 의성에서는 안평면 외에도 안계면과 금성면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산불이 발생해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안계산불 진화에 투입됐던 장병호(61) 구천면의용소방대 부대장은 "중간 중간 연결해 총길이 1.5㎞ 가량 되는 소방용 물호스를 산 중턱까지 끌어올리는 일도 쉽지 않았다. 꺼진줄 알았는데 불씨가 강풍을 타고 자꾸만 다시 살아났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들려줬다.
밭에서 농부산물을 태우다가 비화된 안계산불은 순간풍속 25㎧ 이상 강풍을 타고 3개 방향으로 확산됐다.
동쪽으로는 안계면 도덕리와 비안면 자락리 방향으로, 서쪽으로는 안사면 방향으로, 북쪽으로는 안사면과 신평면을 거쳐 안동시 남후면 방향으로 비화됐다.
의성군 의용소방대와 자율방범대, 산림청 119특수산불진화대, 소방관, 주민 등 수십명은 산불과 사투를 벌였다.
이충원 경북도의원을 비롯해 최훈식 의성군의회 의장, 김민주 의성군의원도 직접 진화장비를 들고 비안면 자락리 화장산과 안계면 안정리 해망산 일원에서 불을 껐다.
한 때 강풍을 등에 엎은 불길이 진화대를 향해 급속히 다가오면서 산 밑으로 후퇴해야 할 위급한 상황도 있었다.
"다인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자율방제단 등 3개팀과 함께 불을 끄고 있는데 계속 강풍이 불었어요. 나이가 들어 위험하다며 산 밑으로 내려오라는 전화가 계속 울려댔어요."
최훈식 의성군의회 의장은 이를 거부한 채 진화대와 함께 오후 9시까지 진화작업을 이어나갔다. 연결된 600m 길이 호스를 산 중턱까지 함께 끌어올려 물을 뿌렸다. 어둠과 연무로 주위가 깜깜해지자 휴대전화 후레쉬를 켜고 잔불정리까지 마쳤다. 지난달 26일 밤이었다.
이곳 불길이 잡히면서 자칫 예천 지보면 및 상주시 중동 방면으로 확산될 뻔했던 불길이 차단됐다.박효명기자
[일간경북신문=일간경북신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