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0억 들여 16개월 동안 개수공사 한 지 얼마 안됐는데…
6월말 화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장입물 쏟아지는 사고
5개월 지나도록 쇳물 하루 6천~7천톤 절반만 생산
지난 6월 27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항제철소 4고로 풍구에 화입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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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항제철소에서 3파이넥스 화재사고가 발생하는 등 4년새 8~9회의 화재 등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보수작업을 마친 일반 용광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27일 포스코는 “포항 4고로의 3차 개수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고로에 다시 불을 지피며 4대기 조업을 시작하는 화입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 정덕균 포스코DX 대표이사 사장 등 포스코그룹 임직원들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장인화 회장은 "오늘은 4고로에 다시 새 생명을 불어넣은 뜻 깊은 날"이라며, "4고로가 생산성·원가·품질 경쟁력을 갖춰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는 포스코의 굳건한 버팀목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 4고로는 1981년 2월 준공해 처음 가동한 이래 1994년과 2010년 등 두 차례 개수를 거쳐 조업을 이어왔다.
지난 2010년 2차 개수의 경우 내용적이 3천795㎥에서 5천600㎥로 확대됐고 준공 후부터 현재까지 누적 1억 5000만 톤의 쇳물을 생산했다.
이번 3차 개수는 2010년 이후 14년의 3대기 조업을 끝낸 뒤 진행됐고 내용적은 동일하되, 노후화된 설비 신예화 및 스마트 고로 시스템 적용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는 이번 개수에서 고로 철피두께를 늘려 내구성과 안정성을 강화하고 고로 냉각방식을 개선해 설비효율을 높였다. 또 딥러닝을 통해 고로가 스스로 조업결과를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고로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효과를 높일 수 있게 했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이번 포항 4고로 3차 개수공사에는 쇳물 생산을 중단한 4개월을 포함해 총 1년 4개월이 걸렸다.
해당기간 동안 약 5천300억 원의 투자비와 연인원 약 38만 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등 지역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포스코는 “제철소의 핵심인 고로의 성공적 재가동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을 굳건히 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 기술 개발,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제철소 전반에서 초격차 제조 경쟁력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항 4고로는 기대와는 달리 화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용광로(고로)내 윗부분의 장입물들이 대거 밑으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로에서 흔치 않은 사고인데, 이로인해 뜨거운 쇳물이 튀면서 밑부분 환상관에 있던 풍구 40여 개가 모두 파손되면서 운영이 사실상 중단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풍구들은 새로 교체했지만, 떨어진 장입물들로 인해 풍구의 열풍이 고로 안쪽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서 쇳물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가 하면, 쇳물 배출구가 막히는 등 여러가지 문제로 쇳물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1일 평균생산량 1만2천~1만3천톤에 비해 절반인 6천~7천톤의 생산량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고로를 정비·보수하기 위해 클리닝 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문제는 언제쯤이나 완전복구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우려이다. 관련 내용에 대해 사내 함구령이 내려져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지난 10일 오전 4시 20분께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 용융로에서 수차례 폭발과 함께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4년새 8~9회나 화재 등 사고가 발생했다. 김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