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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경북동해안 상호금융 건전성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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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동해안 상호금융 건전성 ‘적신호’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4/10/16 17:49 수정 2024.10.16 17:54
한국은행 포항본부 발표
자산건전·수익성 ‘악화’
“상호금융권의 보다 높은
유동성 리스크 관리 노력”


포항과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 경북동해안지역 상호금융기관들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16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경북동해안지역 상호금융기관 운영현황 및 건전성 점검' 자료에 따르면, 경북동해안지역 농협·수협·산림조합 및 신협의 자산건전성은 악화되는 모습이다.
2023년 말 기준 4개 기관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49%로, 2022년 말(2.45%) 대비 2.04%p 상승했다.
이는 고금리 상황 지속, 주택 수요 부진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됨에 따라 건설업·부동산업 관련 기업대출이 부실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
지역별로는 동 비율이 2개 시 3개 군에서 모두 상승한 가운데, 영덕·울진·울릉군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북동해안지역 새마을금고의 자산건전성 또한 악화되는 흐름이다. 지역 내 새마을금고 여신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포항시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22년 말 2.44%에서 2023년 말 5.37%로 특히 빠르게 상승(+2.94%p)했다. 2023년 기준 금융기관 PF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될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경북동해안지역 내 경제규모가 가장 큰 포항지역의 경우를 보면, 2022년 1월 이후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전국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으로도 외지인 매입 비중은 지속해서 하락하는 중이다. 최근 포항지역 새마을금고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이와 같이 지역 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관련 대출의 부실이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다.
현재는 부실여신이 지역 내 상호금융기관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한 상황이다. 2023년 말 기준 경북동해안지역 농협·수협·산림조합 및 신협의 대손충당금비율은 119.6%로 준수기준(100%)을 상회하나, 2022년 말(128.0%) 대비로는 상당폭(8.4%p) 하락했다. 특히 신협(100.2%)의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상호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은 건설업·부동산업 위주로 증가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동 사업과 관련된 대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금융위원회에서 2024년 2월 21일 상호금융기관의 건설업 및 부동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비율을 일반적인 경우(100% 이상)와 대비하여 추후 130%까지 상향 조정하기로 한 것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온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향후에도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경북동해안지역 농협·수협·산림조합 및 신협의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상황이나, 최근 관련 지표가 소폭 악화되는 모습이다. 2023년 말 기준 4개 기관의 단순자기자본비율 단순자기자본비율은 6.21%로, 2022년 말(6.43%) 대비 0.22%p 하락했다. 이는 2023년 중 4개 기관의 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산 증가율(6.0%)이 자기자본 증가율(2.4%)을 상회한 점에 주로 기인한다.
경북동해안지역 새마을금고의 자본적정성도 양호한 상황이나, 관련 지표가 악화되는 흐름이다.
2023년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은 6.60%로 2022년 말(6.86%) 대비 0.26%p 하락했다.
다만, 새마을금고의 순자본비율은 2023년 말 기준 7.83%로 2022년 말(7.77%)보다 소폭 증가(+0.06%p)했다.
경북동해안지역 농협·수협·산림조합 및 신협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2023년 말 기준 4개 기관의 총자산순이익률은 0.18%로, 2022년 말(0.42%) 대비 0.25%p 하락했다.
신용사업 부문(금융)에서는 대체로 이자수익을 중심으로 순이익을 실현하였으나, 경제사업을 포함하는 비신용사업 부문에서는 전반적으로 지역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2023년 총자산순이익률을 기관별로 살펴보면, 농협은 전년대비 보합 수준이었고, 산림조합은 상승했다.
반면 수협과 신협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수협의 마이너스 전환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개시로 인한 수산물 판매량 감소 등에 기인한다.
신협의 마이너스 전환은 물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복지사업의 운영비용이 증가한 점 등에 기인한다.
지역별로는 수협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포항시 및 3개 군 지역에서 총자산순이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경북동해안지역 새마을금고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2023년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자산순이익률은 0.23%로, 2022년 말(0.43%) 대비 0.20%p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2개 시 3개 군에서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북동해안지역 상호금융기관들의 유동성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경북동해안지역 상호금융기관(농협, 수협, 산림조합 및 신협) 유동성비율은 2023년 말 69.9%로, 2022년 말(64.4%) 대비 5.4%p 상승하였으며, 이는 전국(63.3%) 대비 6.6%p 높은 수준이다.
새마을금고의 유동성비율은 2023년 말 112.1%로 규제 기준(100%)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역 내 상호금융기관들이 향후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가능성에 대비하여 유동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농협, 수협, 산림조합 및 신협은 2024년 12월 29일부터, 새마을금고는 2025년 1월 1일부터 조합(금고)의 자산 규모에 따른 유동성비율을 준수하여야 한다. 경북동해안지역 상호금융기관의 2024년 상반기 유동성비율을 살펴보면 금년 말까지 대부분 규제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상호금융의 경우 규제 기준에 다소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들의 금융 이용 편이성은 자치단체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상호금융기관은 과거 가계, 중소사업체 등 지역공동체 차원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생계 및 노후대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경북동해안지역에서는 상호금융기관이 특히 예금은행이 부족한 군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본연의 여수신 기능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예금은행 점포 수가 적은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 지역은 예금은행 영업점을 이용하기 쉬운 포항시, 경주시와 비교해 상황에 따라 예금은행과 상호금융기관을 선택하는 전략적 행동이 어려웠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금융소외지역에 대한 금융 포용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의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비대면채널을 이용하기 어려운 농어촌 고령층을 위해 이동점포 등을 운영하는 한편 이용이 용이한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정부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경북동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상호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을 점검해 보면,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2024년 7월 기준 지역 내 기관들의 자본적정성은 최근 관련지표가 악화되었으나 양호한 상황이고 향후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가능성에 대비하여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기관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부동산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업·부동산업 관련 기업대출이 추가적으로 부실화될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상호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 악화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상호금융기관 의존도가 높은 경북동해안지역에서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따라서 경북동해안지역 상호금융기관들의 건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상호금융 조합들은 상부상조식의 느슨한 심사문화와 유동성 부족시 중앙회에 대한 자금차입 의존 등으로 유동성 관리체계가 미흡하였다고 할 수 있다. 2025년부터는 상호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비율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상호금융권의 보다 높은 유동성 리스크 관리 노력이 요구된다. 김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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