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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빵빵, 냉방병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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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빵빵, 냉방병 부른다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07/21 15:55 수정 2024.07.21 15:55
김소형 한의학박사

동의보감에 여름철은 사계절 중 가장 건강을 돌보기 힘든 계절이라는 기록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를 정도의 더위는 심신을 지치게 만들고,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다양한 질환에 대한 위험성 또한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더위로 지친 기력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보양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고, 더위에 지나치게 정신을 소모시키거나 과로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동의보감에는 여름철에는 얼음물이나 찬 과실을 먹지 말고 더운 음식을 먹고 뱃속을 따뜻하게 만들라는 기록이 있다. 덥다고 무조건 찬 것만 찾아 먹거나 찬 곳만 찾아 다니다가는 탈이 나기 쉽다. 하루 종일 실외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우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크지만 실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냉방병을 주의해야 한다.
잠시 시원한 바람을 쐬는 것은 상쾌한 기분이 들고 기운의 소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추위를 느낄 정도로 차가운 실내에서 장시간 머물 경우 콧물, 두통, 설사 등의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몸이 차가워지고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몸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속이 불편하고 어지럼증 같은 증상들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이 모두 냉방병의 증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냉방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이가 5도 이상 벌어지면서 신체 균형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이 온도 차이를 줄여줘야 한다. 덥다고 에어컨을 장시간 틀어두거나 지나치게 낮은 온도에 맞춰둘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에어컨만 가동하기보다는 선풍기와 함께 틀어서 효율적으로 냉방을 하고 에어컨 온도는 조금 높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실내 공기가 많이 찬 곳에 머물 경우에는 얇은 겉옷을 준비해서 찬 공기가 바로 몸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내에서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환기를 자주 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1시간 정도 가동한 뒤에는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서 20~30분 정도 충분히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효과적이며, 환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자주 실외로 나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셔주는 것이 좋다.
에어컨의 청결한 관리 역시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에어컨의 필터를 자주 청소하지 않고 필터에 오염 물질이 잔뜩 끼어 있는 상태로 가동할 경우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에어컨에서 증식한 세균들이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에 침입하면서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에어컨은 정기적으로 필터를 청소해서 먼지나 세균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막아야 한다.
선풍기는 에어컨과 달리 냉방병의 위험이 없다고 안심하고 틀게 되는데, 선풍기도 장시간 직접 바람을 쐬게 되면 체온이 떨어지고 냉방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밤에 잠을 잘 때는 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과도하게 틀어놓는 것은 피해야 한다.
냉방병으로 감기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목 뒤 가장 아래쪽의 한가운데 부분인 대추 부위를 손가락 두 개를 모아서 꾹꾹 눌러주면 된다. 콧물을 훌쩍거릴 때 이 부위를 자극해주면 도움이 되며 인체에 찬 기운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 찬 기운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손발이 저릴 때는 양쪽 손끝과 발끝을 꼬집듯이 여러 차례 당겨주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데 좋다. 다리의 안쪽 무릎에서 아래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내려간 부분인 음릉천 역시 꾹꾹 눌러 지압해주면 우리 몸의 순환을 도와 찬 기운을 물리치는 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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