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광산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구조자들은 침착하게 회사 메뉴얼대로 움직여 생존 확률을 높인 것으로 밝혀졌다.
5일 매몰사고가 발생한 광산업체 이상권 부소장은 "선발대가 가보니 그 분들이 위치했던 장소는 우리가 생각했던 곳보다 좋은 장소에 나름대로 대피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놓고 대피하고 있었다"고 최초 구조 장면을 소개했다.
이들이 10일간 갱도 속에 갇혔어도 건강하게 생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이 부소장은 "무엇보다 매뉴얼대로 행동했고, 그 장소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장소였고, 다행히 그 장소는 토사가 많은 양이 아니라 천만다행이었다"고 말했다.
회사측의 갱도 사고 시 매뉴얼은 '공기가 들어오는 쪽으로 대피하라', '물이 있으면 흘러 나오는 쪽으로 대피하라'. '작은 물건이 있으면 따라가서 공간으로 피해 대기하라' 등이 있다.
이 부소장은 "갱도 내에서 모닥불을 피운 것은 그 분들의 판단이었다. 저희 갱도는 두 개 수갱이 서로 관통하면서 공기 흐름이 자연스러운 환경의 갱도이다. 본래 갱도 내에서 화기엄금은 아니지만 모닥불을 취급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그 분들이 현명하게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갱내 온도는 상온 14도로 유지된다.
고립된 작업자 2명은 추위를 막기 위해 비닐을 텐트처럼 설치하고, 모닥불을 피우고, 바닦에 고인 물을 피하기 위해 패널 위에 앉아 체온을 유지했다.
비닐은 갱내에서 쓰는 경우가 있는데, 고립된 작업자들이 현장 주변에서 다른 용도로 썼던 것을 회수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토사가 밀려왔던 지점과 70~80m 떨어진 곳에서 이뤄진 작업도 이들이 매몰사고로부터 피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이 소장은 "그 분들은 토사가 떨어지는 소리에 당황했을 것이다. 토사가 밀려왔어도 경험과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행동해서 안전하게 대피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발견 당시 작업자들은 대피장소에서 서로 어깨를 맞대 체온을 유지하면서 앉아 있었다. 막혀 있던 30m 구간이 비교적 쉽게 뚫린 것도 이들의 빠른 구조에 한 몫 했다.
이 부소장은 "저희가 예상하고 있던 갱내 상황이라는 것은 수시로 변하고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희들이 나름대로 광산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갱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예상을 빗나갔을 때 또 붕괴가 다시 왔을 때 난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구조작업에 나섰던 동료들도 고립된 작업자들이 극적으로 구출된데 대해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지하에서 일했던 자기들의 애환이 거기서 디 해소된 것 같다. 이것은 우리 광업인들의 승리이고, 구조대원들의 승리이고, 우리 인간승리라고 자축한다"고 말했다.
업체측에서 14시간 늦게 매몰사고를 신고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 나름대로 밤 늦도록 구조하려고 노력했지만 원활치 않아 신고했다. 차후에는 매뉴얼대로 철저히 지켜나가겠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