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대표하는 '포항공과대학교', 일명 '포스텍'(POSTECH)이 세계대학 순위에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글로벌 대학들의 평가기관인 QS World University Rankings의 올해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 주요 대학들이 공학분야에서 대부분 순위가 떨어지는 등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특히 포스텍은 지난해인 2021년 58위에서 올해 79위로 21계단이나 떨어졌다.
그 전 해인 2020년에는 57위였고 최정우 회장 취임 다음해인 2019년에는 80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국내 공대들의 순위 하락은 계속된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의 재정여건 악화로 인해 시설.연구비가 줄고 해외 대학과의 연구 교류 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포스텍의 경우에도 포스코로부터 받은 시드머니 2천억원에다 기부금 등을 합해 총 1조여원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자율과 주식시장 하락 등으로 연간 3% 수준인 360억원 정도만 학교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600~700억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계 다른 대학들과 비교할 때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10여년 전부터 사용하는 '포스텍'이라는 약칭도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학교 측은 정식 교명인 '포항공과대학교' 보다 포스코와 기술대학이라는 의미를 합친 '포스텍'이라는 약칭을 더 애용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은 물론, 국내에서도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재지인 포항지역에서는 지역과 연계된 '포항공대'라는 약칭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섭섭한 마음이 적지 않다.
일부 시민들은 "상당수 세계 정상급 대학들의 이름이 대부분 지역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포항공대는 지역민에게 친숙한 '포항공대'나 정식 교명인 '포항공과대학교' 보다 '포스텍'이라는 약칭을 더 사용하고 있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문제는 '포스텍'이라는 약칭이 포항공대를 의미하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문제"라고 말했다.
학생들이나 교직원들은 알겠지만 외부인들은 '포스텍'이라고 했을 때 그것이 '포항공대'를 의미하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학교 홍보나 정체성 확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포항공대 설립과 초창기에 포스코의 절대적인 도움을 받은 것은 맞지만 포스코 산하 부설대학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역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대학으로 자리매김해 줄 것을 기대했던 것이 아니냐"는 게 주민들의 불만이다.
"노벨상 수상자도 개교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도 카이스트와 서울대 등에 밀리고 있다."며, "대학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포항공대가 세계 대학 순위에서도 계속 떨어진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텍 관계자는 "학생 1인당이나 교수 1인당으로 비교하면 포스텍이 월등하게 우수하지만 총량 등으로 비교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기 때문에 순위에 신경을 쓰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내년부터는 순위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올해 포스코교육재단에 출연금을 전혀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2012년에는 380억원 수준이었는데 매년 줄어왔다.
포항지역에는 재단 산하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이 있는데, 몇년 전 제철서초등학교가 문을 닫았고 자립형사립고인 제철고도 최근 학부모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등 조만간 공립화 될 것으로 학부모들은 우려하고 있다.